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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성명기 이노비즈 회장 “근로시간 단축보다 일자리 창출 중요”

[인터뷰]성명기 이노비즈 회장 “근로시간 단축보다 일자리 창출 중요”

기사승인 2017. 04.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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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논의 근뢰시간 단축, 최저임금 1만원 "현실 모르는전형적 포퓰리즘"
"중기부, 중기정책 전문성 갖추면 연 5만개 새 일자리 가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회장 인터뷰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 회장이 21일 오후 경기 분당구 판교 이노밸리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노비즈 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라고 말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19대 대선을 목전에 두고 중소기업 정책이 뜨거운 감자다.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일어난다는 4차 산업혁명은 중소기업에겐 생존 문제이면서 미래 먹거리다.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중기다. 대선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중기가 우리 경제 주역’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 기업들은 인력에 목마르다. 사상 최대 취업난이라는데 혁신(Innovation)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1만2500여개 이노비즈 기업이 지난해 필요한 인력 7만5000명 중 실제 3만5000명밖에 고용할 수 없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노비즈 기업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

21일 경기도 판교 이노비즈협회 본사에서 만난 성명기 회장은 ‘청년 취업난’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성 회장은 정치권이 거론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해 “중소기업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라며 “근무시간 단축보다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회장 인터뷰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 회장이 21일 오후 경기 분당구 판교 이노밸리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노비즈 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라고 말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성 회장은 “지금까지 중소기업이 살아남은 건 철저한 고객맞춤형 운영방식 때문”이라며 “납기 3개월에 맞추는 데 자재 소싱에만 3개월이 넘는데 어떻게 버텼겠는가. 보통 때는 일거리가 없어 한가하지만 자재가 조달되면 전 직원이 밤샘 작업을 해 기한을 맞춰서 생존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급료가 적은 직원들은 주말까지 근무하면서 근무 총량을 늘리려고 하는 게 현실”이라며 “근로시간 단축은 복지를 위해 노동을 줄이는 것이 아닌, 주말 근무에 100% 할증료를 지불하라는 의미”라고 토로했다. 근로시간이 단축돼 100% 할증에 최저임금 상승까지 겹친다면 중소기업의 경영악화는 명약관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5월 335개 중기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대응책으로 81.9%의 중기가 ‘고용 축소’(44.5%)와 ‘경영악화로 사업 종료’(37.4%)를 선택했다.

성 회장이 이끄는 이노비즈협회는 지난해 대기업의 일자리가 4만6000개 줄어드는 동안 3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성 회장은 2013년 6대 회장으로 활동하며 중소기업기술혁신촉진법 제정의 초석을 다졌다. 여의시스템 대표이자 협회장으로서 중소기업의 최전방에 있는 성 회장이 생각하는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대담은 하만주 중기벤처부장의 사회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회장 인터뷰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 회장이 21일 오후 경기 분당구 판교 이노밸리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노비즈 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라고 말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 이노비즈협회장이자 원격자동제어시스템 회사 여의시스템의 대표다. 중소기업 경영인이면서 협회 회장으로서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비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자신이 이끌고 있는 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숟가락’을 놓을 수 있다는 생각부터 해야 한다. 산업용 네크워크 장비를 만드는 여의시스템을 이끌며 2년 동안 어떻게 새로운 시대에 대비할 지 고민했다. 조금 바꿔 생각해보니 4차 산업혁명은 곧 스마트 장비였다. 그리고 이 장비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지금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일이었다.

그때부터였다. 직원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강조했다. 계속 강조하다보니 직원들도 고무됐다. 그렇게 2016년 우리 사업팀은 전년 대비 50% 넘는 매출신장을 일궈냈다. 올해는 4월까지 전년 대비 90% 매출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기업의 대표가 4차 산업혁명에서 자신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직원들에게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주는 것, 이것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중소기업들도 변화할 수 있는 길이다.”

- 유력 대선후보들이 중소기업부 승격을 약속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 정책은 중기청뿐 아니라 미래창조과학부·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까지 얽혀 있어 승격하면 부처간 갈등이나 업무 중복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 중기청 체제론 무엇이 부족하고 중기부 승격 이후 기대효과는?

“산업과 기업의 다른 점을 기초과학과 공학의 차이라고 말하고 싶다. 산업부는 시대 흐름에 맞게 발전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역대 정부는 전자·조선·철강·자동차·화학 등 경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대기업이 이를 쫓아 대한민국 경제 성공사를 썼다.


하지만 중기는 산업이 아니다. 기업이다. 최고경영자(CEO)마다 목소리가 다른 것처럼 개별 기업의 특성과 애로사항이 천차만별이다. 만약 이 업무를 현재처럼 산업
부에 두게 되면 전문성이 떨어진다. 중기부가 만들어져 전문성을 가지고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중기부로 승격되면 중기에 적합한 입법 능력도 갖출 수 있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커질 것이다. 지난해 대기업 일자리는 4만6000개 줄었는데 이노비즈 기업은 3만5000개를 늘렸다. 중기부를 통한 맞춤형 지원제도가 있으면 5만개도 가능하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회장 인터뷰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 회장이 21일 오후 경기 분당구 판교 이노밸리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노비즈 기업이 일자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라고 말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 새로운 정부에 중기 정책을 제안한다면?

“무분별한 창업·벤처 지원보다는 중기 일자리 창출에 힘써줬으면 좋겠다. 요즘 정부가 무분별하게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돈을 대주면서 창업을 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에 계속 의존하게 될 뿐이다. 절실함이 있어야 성공하는 것이 창업이다. 경험조차 제대로 쌓지 못한 젊은이들이 실제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

이렇게 쓰이는 예산을 차라리 중기 일자리 창출에 보태는 것이 맞다. 청년들이 중기에서 몇 년 동안 근무한 후에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성공률이 훨씬 높다.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 이노비즈협회 슬로건 ‘혁신, 그리고 따뜻한 동행’에 대해 말해달라.

“비즈니스에 앞서 친구가 되겠다는 의미다. 신뢰를 쌓으면 일은 절로 된다. 중기가 서로 다른 기술 보유하고 있는데 공유는 활발하지 않다. 상호 간 친밀해지면 기술 복합으로 더 좋은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 여의시스템은 고객사와 기술을 공유해 산업용 콘트롤러를 만든 경험이 있다.

아울러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함께 땀흘려야 한다. 대표가 앞장서 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협회가 그 길을 닦아가겠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 회장 인터뷰
성명기 중소기업기술혁신(이노비즈)협회 회장이 21일 오후 경기 분당구 판교 이노밸리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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