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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CEO칼럼] 기업혁신은 진행형이다
24-06-18 10:20 59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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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관련 중소기업들의 고충은 일반적으로 매출의 대기업 의존성이 높다 보니 수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인해 우수한 인재를 뽑지 못하면서 영업 및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빈곤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데 있다.

우리 회사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창업부터 2000년 대 초까지 손익분기점 언저리에서 헤매면서 해마다 직원들 급료를 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DJ의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노사분규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고, 견디다 못한 기업들은 공장을 중국을 포함한 외국으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각종 언론 매체에서도 국가 전체의 제조공장 공동화를 우려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졌다.

여의시스템의 주력사업이 자동제어 시스템 관련 제품 및 시스템 통합이기에 국내의 공장증설이 줄어드니 수주할 일거리도 따라서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줄어드는 시장을 두고 경쟁회사들과 경쟁은 점점 치열지면서 그로 인해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002년 상반기에는 전년대비 15%정도의 매출이 줄어들었고 8월까지도 매출감소가 지속되면서 매달 적자가 누적되고 있었다.

회사임원들이 모여서 갑론을박 끝에 이 위기는 노사분규 및 해외공장 이전으로 인하여 자동제어 제품의 관련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25~30%의 인원감축부터 단행해야 한다.’면서 직원들의 감원 대상 명단을 정리해서 가져왔다.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매출감소와 적자가 8개월째 지속되고 있었기에 누구보다도 더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지만 막상 직원들의 살생부를 받아든 이후로는 며칠 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가 뽑았던 직원들이었고 그들도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고객과 상사의 눈치를 봐가며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최고경영자의 무능함 탓에 기업생존을 빌미로 내보내야 한다는 게 너무도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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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을 큰 폭으로 감원하는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은 없을까?

생각에 몰두하다 보니 운전을 하고 있을 때 뿐 만 아니라 틈만 나면 해결책을 생각하게 되었고 때로는 밤에 잠을 자면서 꿈속에서도 그 생각을 하다가 잠에서 깨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속에서도 조직 감축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문득 성과공유 개념의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나도 모르게 잠에서 깼다.

옆에서 곤하게 잠들어있는 아내가 깰까 봐 한밤중에 거실로 나와서 꿈속에서 떠올랐던 성과공유제의 초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한 성과공유제란 회사와 임직원들 사이에 시장경제의 마인드를 접목시켜보자는 개념이었다.

시장경제란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과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누구나 아는 평범한 이론이다.

대기업에 비하여 직원들의 평균적인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가 생존하려면 내부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을 꼬박 새워서 세부적인 사항을 정리했는데 그때 내가 정리한 실행 방안은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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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 주력 아이템을 자동제어 시스템 통합(S/I)에서 자동제어 관련 장비(산업용 컴퓨터, 산업용 컨트롤러, 산업용 네트워크 장비 등) 개발 및 제조로 전환한다.

2. 투명경영을 원칙으로 하여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매출, 이익과 손실 등 경영상태의 전반적인 상황을 매달 자세히 알린다.

3. 어려움을 같이 견디어 내는 차원에서 한명의 직원도 감축하지 않으며 이익이 나면 사업부별, 팀별 개인별로 성과에 따라 차등 성과급을 지급하며 실적이 안좋은 개인에게는 감봉처분도 할 수 있다.

4. 연말에 최우수사원과 우수사원을 선발하여 진급 및 성과급에 반영한다.

5. 성과급 지급 시 실적뿐만 아니라 근무태도, 직능교육 및 외국어 교육을 포함한 교육 학점, 다른 부서와의 협력지수 등의 세부사항으로 종합 평가하여 차등지급한다.

6. CEO와의 대화시간을 가져서 회사 발전을 위한 건의사항을 대표이사가 직접 듣고 그 해결책을 임직원들과 공유한 다음 처리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한다.

 

그날 회사에 출근하지마자 임시 임원회의를 열어서 내가 정리한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은 후 임직원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 회사의 경영 상태와 한국경제의 상황을 자세히 이야기한 다음, 시장경제에 입각한 사내 자유 경쟁만이 수익 창출을 위한 최선의 방법임을 설명해갔다.

고맙게도 모든 임직원들은 새로운 경영 시스템 도입에 동의를 해주었다.

성과공유 개념은 직원들의 경쟁 심리에 불을 지폈고 연초부터 9개월 동안 적자가 나던 회사를 연말까지 남은 3개월 동안 매출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적게나마 흑자로 전환되었다.

경영시스템의 혁신으로 그 해 이후 10년 동안 매출은 4.5배 상승했고 영업이익도 8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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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대로 해마다 직원 및 주주와 회사가 수익을 나누는 성과공유제를 도입하여 시행했고 지금까지 이 제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엔지니어 사장 특유의 경직된 사고로 기술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을 기술과 더불어 경영시스템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식하게 되었다.

성과공유 제도를 채택한 이후 2020년부터는 무차입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그런데 혁신은 절대적 개념이 아니고 상대적 개념이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 내가 하는 혁신보다 경쟁자가 하는 혁신이 앞서게 되면 우리는 경쟁에서 뒤지게 된다.

한때 휴대폰 시장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노키아가 애플의 스마트폰이라는 혁신제품에 침몰한 것이 그 예라고 하겠다.

이처럼 우리 개발품이 경쟁자 제품보다 앞설 때 비로소 혁신제품이란 표현을 할 수 있고 우리기업의 경영상태가 경쟁기업을 압도할 때 혁신의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성과공유제를 도입하면서 전사적으로 꾸준하게 기술혁신과 경영혁신을 이어왔고, 그 덕분에 10여년 동안은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12년부터는 경쟁사들의 혁신이 다시 우리 회사를 앞지르면서 경쟁사들에게 시장을 조금씩 뺏기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2년부터 우리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조금씩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훌륭한 경영시스템이 도입되었더라도 세월의 흐름 앞에 동일한 경영시스템을 끌고 나가면 동기부여에 자극을 주지 못함을 깨닫게 되었다.

임직원에게 동기부여가 된 성과공유제 경영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상승하던 회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신개념 및 인공지능, 빅 데이터, 무인화가 만들어내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이룰 혁신적인 아이템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었다.

여의시스템의 비즈니스 아이템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여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고 우리제품과 인공지능 및 스마트 팩토리와 연결되는 고리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대표이사 스스로 인공지능과 스마트 팩토리에 대하여 여기저기 쫒아 다니면서 공부하는 것이었고 확대관리자 회의, 영업팀장 회의에서 인공지능 및 스마트 팩토리 관련 시장이 우리 회사의 미래의 생존 영역임을 설명했으며 전 직원이 참여하는 여의포럼에서는 외부의 인공지능 및 스마트 팩토리 전문가를 초빙하여 교육시켰다.

올해도 임직원들은 자신의 노력에 보상받을 인센티브를 위해서 기꺼이 땀을 흘릴 것이다. 최고경영자를 시발점으로 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업의 경영시스템과, 임직원들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아이템을 발굴하고 개발해나가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우리 회사를 성장시키는 두 바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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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성장하려면 끊임없이 혁신하여야 하며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임직원들이 얼마나 신바람 나게 뛰도록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들이 성과공유제를 도입해서 한 해의 과실을 임직원과 주주 그리고 회사가 나눈다면 이를 통하여 조직 구성원들 간의 꿈을 키우고 그 꿈은 기업의 새로운 혁신을 통하여 기업성장과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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