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news

CEO 칼럼



《사랑은 행동이다》얼치기 돌팔이의 심장 마사지
19-04-29 10:11 2,487회 0건



3556716831_1542955802.6279.jpg

제4부 어머니 그리고 사랑

얼치기 돌팔이의 심장 마사지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은 친구와 후배 및 아내와 영월을 다녀오던 중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하던 중 운전석 바로 뒤에 앉은 후배 S군의 이상한 행동이 룸미러에 보였다. 몸이 많이 불편한지 눈을 크게 떴다가 감았다가 다시 찡그리고… 평소와 다르게 잠시도 쉬지 않고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기에 운전을 하면서도 틈틈이 룸미러를 통해 후배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후배가 평소에 고혈압이 있는데다가 조금 전 김삿갓 무덤 부근의 토종닭집에서 백숙을 먹으면서 마신 막걸리가 문제가 생겼나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후배가 눈을 화등잔처럼 크게 뜨더니 그 상태에서 얼굴 근육이 굳어지면서 통나무처럼 옆으로 쓰러지는 게 아닌가?

 뒷자리에 있던 아내가 놀라서 빨리 병원으로 가자고 소리쳤다. 바로 그 순간, 나는 2년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우연히 봤던 ‘Heart Attack(심장마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얼음처럼 냉정해졌다. (그 프로그램에서 나레이터는 ‘심장마비가 일어나면 세계 최고의 심장 전문 의사가 20분 후에 최신의 장비로 치료하는 것보다 그 자리에서 초보자가 시행하는 심장 마사지가 생존 확률을 수십배 높인다’고 했고 심장은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압박하라면서 잘못해서 갈비뼈가 부러지더라도 두세 달이면 쉽게 붙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했다.)

 


 우리가 있던 그 지점에서 제천에 있는 큰 병원까지는 빨라도 15분 이상 걸리는 위치였고 응급실로 가서 수속을 밟다 보면 20분은 쉽게 지나가리라 싶었다. 나는 즉시 갓길에 차를 세웠고 옆에서 병원에 가자고 소리치는 두 사람을 무시한 채 뒷자리로 가서 쓰러진 후배의 심장 부위의 가슴을 사정 없이 눌렀다.

 심장마비가 일어난 후배는 통나무처럼 뻣뻣했고 심장 압박을 가하는데도 한참 동안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내 느낌으로 2~3분(실제로는 40초 정도였을 것이다)의 시간이 지나면서 절망적인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그 순간 “으으으” 하는 소리와 함께 후배는 가쁜 숨을 쉬기 시작하면서 눈을 떴다.


 의식을 차린 후배는 그때부터 얼굴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의사인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전형적인 심장 마비 후에 나타나는 증세라고 했다. 환자를 자리에 편하게 눕히고 심장이 계속 뛰는지 손의 맥박을 체크하면서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그 이후의 결과를 이야기하자면, 후배는 ‘얼치기 돌팔이 심장 마사지’의 도움으로 가족들과 지금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나는 아직도 그때 그 후배가 소생하지 못했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이 빨리 병원에 가지 않고 심장 마사지한다고 하면서 사람을 죽였느냐”라는 비난을 어떻게 감수했을까 싶어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도 그때 나의 판단은 정확했고 올바른 결정이 바른 결과를 만들었다고 믿기에 같은 일이 또 생기더라도 같은 행동을 할 것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