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내용은 한경에세이(한국경제)(18.07.02)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
< 독서토론회에서의 과학과 종교 >
얼마 전 경영자 독서토론 모임에서 주제로 정했던 책이 우주와 과학에 대하여 아름다운 도해까지 곁들여서 쉽게 쓰인 리처드 도킨스의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이었다. 책속에는 블랙홀, 무지개 분광기술로 수십 억 년 너머에 있는 별의 존재와 별의 성분을 알아냄과 자연에서 발견된 다양한 화석으로 진화론이 증명되어 가는 과정 등을 설명하였기에 우주와 과학의 신비로움에서 기업경영의 혁신적 성장 동력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이 책을 선정했는데 나의 생각대로 독서토론회에 참석한 분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갑자기 참석한 분 중에 한 분의 반론으로 독서토론회는 상당히 어색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 분은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했다고 성경에 분명히 나와 있는데 창조가 아니고 진화라고요? 미생물에서 바다 속 생명체가 되고 물고기가 진화해서 육지생물이 되고 육지 생물 중에 인간이 만들어졌다고요? 어디 그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이 어디 있습니까? “ 과학관련 서적으로 독서토론회를 하던 도중에 갑자기 창조론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강의를 듣는 시간이 되었다. 인간은 자연현상(예를 들면 오로라, 개기일식, 혜성)을 보고 왜 이런 현상이 생기나 하는 의문을 가지며, 과학자들은 상상력에 의해서 이를 유추하는 가설이 등장한다. 이 가설은 세월이 지나면서 다른 과학자에 의하여 증명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증명과정에서 엉터리로 판명되면서 폐기되고 새로운 가설이 나오기도 한다. 즉 공룡멸종, 아프리카 서부와 아메리카 동부의 해안선이 왜 들어맞는가?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도는 지동설과 같은 게 가설이 나오고 가설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이론이 되면 마침내 교과서에도 실리게 된다. 이와 반하여 종교는 그 종교를 믿는 분들의 믿음이고 타 종교를 믿는 분에게 자신이 믿는 종교의 진리를 증명할 어떤 수단도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힌두교처럼 모든 물성(코끼리, 사자, 원숭이, 바위, 태양, 달..)에는 신이 존재한다는 교리나, 조로아스터교에서 불의 신 그리고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부처님을 어떻게 다른 종교를 믿는 분에게 증명을 해서 그 사람으로 하여금 지금 자신이 믿는 종교 속의 신이 진짜가 아니고 가짜임을 알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아주 드물게 성공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실패로 끝나고 잘못하다가는 따귀라도 얻어맞기 십상이다. 나는 지금 여기서 종교는 틀리고 과학은 옳다라는 뜻으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종교와 과학은 그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며 ’가설과 반복적인 증명‘이 과학이 되고, 종교는 그 종교에서 말하는 진리에 대한 ’믿음‘인 것이다. 내가 믿는 종교가 사실인지 아닌지 만인에게 증명할 방법은 없다. 객관적인 증명이 될 수 없는 종교적 내용으로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이 토론을 하게 되면 정치토론과 마찬가지로 답은 없고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정신적 불쾌감을 준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는 종교에 대하여서는 일찍 깨신 분이었는데 자식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종교를 교리로 믿지 말고 그분들이 말씀하신 절대선인 사랑과 자비로 세상을 바라보아라. 사랑과 자비로 세상을 볼 눈을 가지고 있다면 그게 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을 믿거나 또는 아예 무교로 살아간다하더라도 무슨 차이가 있겠나?" 하나님과 부처님 힌두의 브라흐마 그리고 알라가 말씀하신 ‘사랑’과 ‘자비’ 같은 절대 선은 어디가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종교의 다툼으로 죽어가야 하는가 싶어 마음이 아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