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CEO]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
중소기업계 리더로 성남산단 혁신 앞장
제조혁신지원센터 설립·산학협력 주도
수년째 케냐 우물파기·소외계층 후원도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80%를 넘게 차지할 정도로 경제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바라본 중소기업들은 절반 가까이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고충에 직면해있습니다."
18일 서울경제가 최근 만난 성명기(사진) 여의시스템 대표는 “중소기업 간의 ‘빈익빈 부익부’가 날로 심해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성 대표는 이노비즈협회장을 두 번 역임했고 현재는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중소기업계의 리더 중 한 명이다. 그가 1983년 창업한 여의시스템은 자동 제어에 필요한 산업용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연 매출 450억원 규모의 강소기업이다. 산업용 컴퓨터, 산업용 네트워크장비, 임베디드 시스템 등 산업용 컨트롤러와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개발 공급하고 있다. 2019년 316억원의 매출을 올린 여의시스템은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에서도 2020년 392억원, 2021년 448억원으로 꾸준히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550억원을 목표로 하는 기술혁신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달 초 세계중소기업학회(ICSB)로부터 ‘사람중심 기업가정신 대상’을 수상한 성 대표는 최근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더욱 극심해진 중소기업의 부품 및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 동분서주 중이다. 성 대표는 중소기업들이 겪는 부품 수급난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소기업 업계 전체적으로 부품 한두 개가 없어서 제품 출하 자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소량 다품종으로 필요한 부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최근에는 30센트(한화 약 393원)에 불과하던 작은 오디오칩이 개당 100달러(한화 약 13만원) 수준까지 오르는 일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고객사들은 날이 갈수록 새롭고 더 높은 기술력의 제품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같은 수준에 맞는 양질의 인재를 채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자금력 차이도 중소기업 간 격차를 심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부품·자재 품귀 현상이 심해지다보니 현금을 바로 지불하지 않고서는 구매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이전에는 외상으로도 물량 확보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현금이 부족한 업체는 결코 물량을 사모을 수가 없는 실정”이라며 “잘되는 업체는 계속해서 잘되는 반면 자금력에서 밀리는 곳은 애당초 충분한 양의 제품을 생산할 수 없으니 매출이 반토막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겪는 여러 문제 해결을 위해 제조혁신지원센터 설립에 나섰다. 앞서 그는 성남산단 이사장 임기 첫 3년 동안 산단 소속 중소기업들을 위한 제조혁신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총 350억원의 마중 자금을 유치했다. 그는 “단지 내 3800개 중소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연구소로 기능할 뿐 아니라 우수 강사들을 초빙해 교육의 장으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며 “기업인들이 모여 함께 머리를 맞대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는 물론 업체들 간의 상생 관계도 여럿 생겨나고 있어 한동안 정체됐던 매출 성장에 다시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인력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산학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실제 성 대표가 이끄는 여의시스템은 충북대학교와 계약을 맺고 우수 인재 유치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성 대표는 “기존 방식대로 인력을 충원하기도 하지만 이렇게만 해서는 급격히 늘어나는 수주 물량을 전부 커버할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산학협력을 활용해 대학교에 포진 중인 전자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가들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 대표가 추구하는 경영 철학의 핵심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여의시스템은 주주 중시 정책을 펼쳐 매년 20%가 넘는 배당을 하고 있고 아프리카 케냐의 우물파기와 지역사회 소외계층 후원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으로는 특별하게 이미 20년 전부터 성과급제도 도입했다. 성 대표는 “기업이 단순히 돈만 버는 게 아닌 정말 건강한 조직으로 남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원문보기 : https://www.sedaily.com/NewsView/268KJA1R4Z